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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 울산 현대 'VAR 송출+상대 팀 비방'으로 벌금 1000만원 징계

프로축구 선두 울산 현대가 제재금 1000만원 징계를 받았다.한국프로축구연맹은 25일 제11차 상벌위원회를 열고 울산 현대에 제재금 1000만원을 부과했다. 사유는 두 가지다. 연맹에 따르면 울산은 지난 19일 홈 울산 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전 주심이 비디오판독(VAR) 온필드 리뷰를 하는 상황에서 해당 판정의 경기 장면을 전광판에 송출했다. K리그 대회 요강 제25조 제3항에는 '홈 클럽은 VAR 상황 발생 시 판독 중임을 뜻하는 이미지를 판독 종료 시점까지 전광판에 노출해야 하며, 관련 장면 영상을 전광판을 통해 리플레이할 수 없다'고 돼 있다.또한 울산은 경기 전 장내 이벤트 때 상대 클럽을 모욕하는 표현이 포함된 응원 메시지 내용을 노출했다.연맹은 "K리그 상벌 규정 유형별 징계 기준은 클럽이 상대 팀을 비방할 경우 제재금을 부과할 수 있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이형석 기자 2023.08.25 19:03
배구

[이형석 리플레이] 선수와 팬 모두 상처...보상도 보장도 못하는 흥국생명 

흥국생명 김연경(35)은 8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의 원정 경기 내내 웜업존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임명 사흘째를 맞은 새 사령탑은 감독석에 앉지도 못했다. 이는 권순찬 감독 경질 이후 후폭풍에 시달리는 흥국생명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흥국생명은 지난달 29일 선두 현대건설을 세트스코어 3-1로 제압, 2022년을 행복하게 마무리했다. 권순찬 흥국생명 감독은 선수단에 2박 3일의 특별 휴가를 줬다. 2023년 출발은 최악이다. 선수단은 2일 오전, 휴가에서 복귀하자마자 날벼락 같은 소식을 접했다. 구단이 권순찬 감독을 부임 9개월 만에 경질한 것이다. 김연경은 "선두를 다 따라잡고 현대건설 야스민 베다르트가 부상으로 못 나오는 상황에서 너무 아쉽다"고 했다. 팬들 역시 어리둥절하긴 마찬가지였다.흥국생명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해 이례적으로 구단주 명의의 입장을 발표했다. 임형준 흥국생명 대표이사 겸 구단주는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권순찬 감독과 헤어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말을 그대로 받아들일 사람은 많지 않다. '구단 방향성과 차이'라는 애매모호한 이유도 납득이 어렵지만, 선두 경쟁 중 소속팀 감독을 하루아침에 내쫓는 게 상식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신용준 신임 단장은 일부 오해가 있어 바로 잡겠다는 취지로 기자회견을 자청, 오히려 논란을 키웠다. 신용준 단장은 "선수 기용이 아니라 경기 운영에 대해 감독과 (김여일) 단장의 갈등이 있었다"며 "선수 기용에 관해 지시하거나 간섭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임 김 단장이 유튜브를 통해 일부 팬들이 김연경과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가 전위에 함께 있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겨, 권 감독에게 로테이션 수정을 요청했다고 한다. 감독의 고유권한인 경기 운영에 관여했다는 자백과 다름 아니다. 김연경은 "로테이션은 정답이 없지만 좋은 성적을 거두는 중이었다. (신임 단장이 밝힌 이유로 경질 결정은) 더 납득이 안 된다"고 했다. 선수단은 '윗선 개입설'을 주장한다. 리베로 김해란은 "이전부터 (김여일) 단장의 (선수 기용) 개입을 느꼈다. 사실 선수들은 (이번 사태가 발생하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라고 했다. 김연경 역시 "이번 시즌에도 개입이 있었고, 이 때문에 패한 경기도 있었다"고 속상해했다. 권순찬 감독도 "구단에서 선수 기용에 관한 이야기가 많았다. 내가 듣질 않았다"고 말했다.'윗선 개입'을 단순희 김여일 전 단장의 개인 의견으로 보는 시선은 많지 않다. 더 '윗선'에서 지시했을 것으로 본다. 흥국생명은 권순찬 감독 경질 닷새 만인 지난 6일 김기중 선명여고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김기중 신임 감독은 8일 경기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구단은 '감독 선임 업무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는 석연치 않은 이유를 내놓았다. 이날 감독대행을 맡은 김대경 코치는 "신임 감독과 선수단 상견례도 없었다"고 했다. 더 큰 문제가 숨어 있는 셈이다. 신임 감독이 자리를 비우고, 김연경도 장염 증세로 결장한 8일 경기에서 흥국생명은 세트스코어 3-1(25-23, 30-28, 23-25, 26-24)로 승리했다. 최근 4연승을 달린 2위 흥국생명은 승점 47을 기록, 선두 현대건설(승점 51)을 바짝 추격했다. 김연경은 경기 내내 웜업존에서 동료들을 응원했다. 흥국생명 팬들은 적극적으로 항의하고 있다. 김연경의 팬클럽에선 '팬들은 선수들을 응원하고 지지합니다'라는 클래퍼를 자체 제작해 나눠주고 있다. 또 지난 6일에는 트럭 시위를 펼쳤다. 트럭에는 '배구는 스포츠지, 구단의 인형놀이가 아니다' '선수 기용 개입은 명백한 월권' '흥국생명 기이한 경질, 모기업 태광 회장의 입깁' 등의 문구가 노출됐다. 김해란은 "구단의 개입으로 마음 상한 선수들이 많았다. 나 또한 역시 그랬다"며 "감독님 입장에선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았을 것 같다"라고 했다. 김연경도 "너무 놀랍고 안타깝다. 과연 이런 팀이 또 있을까 싶다. 최근 흥국생명에서 발생하는 일이 너무 부끄럽다"고 작심 발언을 남겼다. 오죽하면 "다음 감독님으로 누가 오신다고 해도 신뢰할 수 없다. 결국 구단에서 원하는, 말 잘 듣는 감독을 선호한다는 거 아닌가"라고 했다. 흥국생명은 반복된 감독 경질로 '감독들의 무덤'으로 통한다. 김연경의 해외 이적, 이재영·다영 자매의 학교 폭력 논란 때도 업무 처리가 매끄럽지 못했다. 이런 전례를 보면 흥국생명은 선수단과 팬들 입은 상해를 '보상'할 것 같지 않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절대 없을 것이라고 '보장'하지도 못할 것이다. 화성=이형석 기자 2023.01.09 07:01
프로야구

[김인식 클래식] "S존 불만있더라도, MLB에서 좋은 것만 배워야"

2022 KBO리그가 짧은 휴식기에 돌입했다. 전반기를 돌이켜 보면 몇몇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는데, 일부 선수들이 나쁜 방식으로 불만을 표현하는 것 같았다. 한화 이글스 주장 하주석은 6월 16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8회 삼진 아웃을 당한 후 배트를 바닥에 강하게 내리쳤다. 이어 주심의 퇴장 명령에도 욕설을 내뱉었고, 분을 삭이지 못해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헬멧까지 내던졌다. 설상가상으로 하주석이 던진 헬멧이 웨스 클레멘츠 수석코치의 머리를 강타하는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KBO 상벌위원회는 하주석에게 10경기 출전 정지(제재금 300만원,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40시간 등) 중징계를 부과했다. 이 경기 7회 말에는 2사 1, 2루 기회에서 땅볼 아웃된 한화 정은원이 1루를 밟자마자 헬멧을 강하게 내던졌다. 물론 선수 입장에선 심판의 판정에 억울하거나, 자신의 경기력에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쉬움이 클 수 있다. 그렇다고 방망이를 부러뜨리거나 벽을 내리치는 방식으로 이를 표현해선 안 된다. 과거에도 선수들이 불만을 표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다만 그 장소는 그라운드가 아닌, 더그아웃 뒤에서 이뤄졌다. 특히 팀 분위기가 침체해 있을 때 과격한 행동을 하는 것은 더 좋지 않다. 우리 선수들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것만 배웠으면 한다. 빅리그 선수들이 보여준 과격한 표현 방식이 이제는 KBO리그에서도 심심찮게 나온다. 공교롭게도 최하위 한화에서 이런 모습이 자주 연출된다. 한화 외국인 선수 마이크 터크먼은 14일 롯데전 9회 주심이 체크 스윙을 인정해 삼진 아웃으로 물러났다. 그러자 체크 스윙 판정에 불만을 표현했고, 곧이어 퇴장 선언이 내려지자 더 흥분하는 모습이었다. 리플레이 화면을 봐도 체크 스윙이 이뤄져, 삼진 아웃이 확실했다. 그리고 체크 스윙 여부의 판정 권한은 1차적으로 주심에게 있다. 주심이 확실히 보지 못했을 경우 좌타자를 기준으로 3루심에게 물어볼 수 있다. 그런데 터크먼은 '왜 3루심에게 물어보지 않느냐'며 항의하더라. 한국 야구를 낮춰본 것 밖으로 해석되지 않는다.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두고 올 시즌 내내 시끄럽다. 볼 판정과 관련한 퇴장만 7차례 있었다. 일반 팬뿐만 아니라 필자가 봐도 스트라이크·볼 판정이 정상적인 것 같진 않다. 스트라이크존이 너무 커 타자로서는 화가 날 때가 많겠더라. 하지만 KBO에서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스트라이크존을 넓히겠다'고 미리 선언, 구단과 선수들에게 알렸다. KBO리그 심판진이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의 아마추어 심판보단 수준이 높다. 물론 우리 심판도 더 연구하고 노력이 필요하다. 심판의 능력이 모두 같을 순 없다. 그렇다면 코치진에서 '올해부터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졌으니 이를 감안하자' '심판 판정이 불만이 있고 화가 나더라도 감정 대응을 자제하자'는 식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팀 분위기가 처져 있고, 성적이 떨어진다고 그러려니 하면 안 된다. 선수 입장에서 화가 나고 억울하더라도 실력으로 승부하는 게 우선이다.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리는 것도 실력이다. 또 팀 분위기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프로야구는 국내에서 최고 인기 스포츠 중 하나다. 많은 어린이와 야구 꿈나무가 지켜보는 만큼 눈살을 찌푸리는 행동이 후반기엔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 정리=이형석 기자 2022.07.20 13:11
프로야구

[이형석 리플레이] '평균 152.2㎞' 강속구 투수, 실패 없는 '꿈의 마무리'를 향해

지난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삼성 라이온즈전. LG가 1-8로 뒤진 경기를 10-9로 역전한 9회 말,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마운드에 올랐다. 3경기 연속 등판이었다. 그는 1사 후 리그 최고 타자 중 한 명인 호세 피렐라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초구 직구(시속 150㎞)-2구 커브(129㎞)로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뒤 3구째에도 커브(130㎞)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다. 1이닝을 삼자범퇴로 처리한 이날 투구 수 12개 가운데 직구가 7개, 나머지는 모두 커브(스트라이크 4개, 볼 1개)였다. 고우석이 완성형 마무리로 거듭나고 있다. 150㎞ 중후반대 빠른 직구에, 속도 차를 이용한 커브까지 완벽하게 장착하면서다. 고우석은 7일 기준으로 구원 선두(26세이브)를 질주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가더니 KIA 타이거즈 정해영(20세이브)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18세이브) 등 경쟁자를 크게 따돌리고 있다. 주춤하는 KIA, 삼성과 달리 선두 경쟁 중인 LG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때문에 고우석의 생애 첫 구원왕 가능성은 상당히 크다. 부상 등의 돌발 변수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고우석은 2019년 기록한 개인 한 시즌 최다 35세이브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페이스라면 봉중근이 갖고 있는 LG 소속 한 시즌 최다 세이브(38개, 2013년) 경신도 도전해볼 만하다. 고우석은 올 시즌 유일하게 블론세이브를 기록하지 않은 클로저다. 시즌 두 자릿수 세이브를 올린 각 팀 마무리 투수 중 그를 제외하면 1~4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다. 고우석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블론세이브 4개-4개-7개씩 기록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철벽이다. 고우석은 "세이브를 많이 올리는 것도 중요하나, 개인적으로는 실패를 최소화하는 데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고우석은 올 시즌 총 36경기에서 1승 1패 26세이브 평균자책점 1.85를 기록하고 있다. 피안타율은 0.193로 굉장히 낮다. 고우석은 "마무리 투수는 동점은 내주더라도 결승점을 뺏겨선 안 된다. 그런 점에서 오승환 선배님이 정말 대단하다"라고 말했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으로 고우석의 직구 평균 구속은 152.2㎞다. SSG 조요한(153.3㎞)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152.5㎞)에 이어 세 번째로 빠르다. 고우석도 "나의 최고이자, 첫 번째 무기는 단연 직구"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직구 최고 스피드는 158㎞까지 찍었다. 올 시즌 이닝당 1개(총 34이닝 탈삼진 39개) 이상의 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입단 3년 차인 2019년부터 뒷문을 지킨 고우석은 이미 최정상급 마무리 투수다. 지난달 키움전에서 개인 통산 100세이브를 달성했다. 임창용(만 23세 10개월 10일)이 갖고 있는 최연소 100세이브 기록보다 불과 하루 늦은 기록이었다. 올 시즌에는 커브도 날카롭다. 커브 피안타율(0.105)이 여러 구종 중 가장 낮다. 고우석은 입단 2년 차부터 커브를 구사했다. 2018년에도 커브 피안타율(0.188)도 낮았다. 다만 커브 평균 구속은 지금보다 약 4㎞ 느린 127.4㎞였다. 2020년 커브 평균구속이 130㎞대(132.6㎞)를 돌파했고, 지난해엔 133.2㎞까지 나왔다. 올 시즌 KBO리그 전체 투수의 커브 평균 구속은 120.0㎞이다. 반면 고우석은 131.5㎞로 훨씬 빠르다. 고우석은 "처음엔 커브를 느리게 던져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어렵더라. 내게 맞는 옷이 있기 마련인데 결과적으로 (느린 커브는) 안 되는 공이었다”며 “메이저리그 등 비슷한 구속을 가진 선수들이 어떻게 던지는지 봤다"고 했다. 그는 "요즘 타자들은 예전 커브에 잘 대응한다. 손에서 공을 놓는 걸 보면 커브라는 걸 인지한다"며 "타자가 속을 수 있는 공을 던져야 한다. 직구와 시작점이 동일한 커브를 던져야 타자를 속일 수 있다. 지금은 손에서 공이 떠나는 구간에 커브가 직구와 비슷한 길로 간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피치 터널'을 활용하는 것이다. 그는 "2018~2019년 내 커브는 타자에게 한 번 보여주는 구종이었다. 2020년부터 무기로 사용하며 점차 내 것으로 정립하고 있다. 직구 구속 상승과 함께 커브도 빨라졌다. 직구 제구가 좋아졌고, 커브의 완성도까지 높아져 효과를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까지 고우석과 적으로 만난 박해민(LG)은 "예전 고우석은 투 피치 위주였다. 직구를 생각하다 슬라이더가 들어오면 배트 컨트롤을 통해 대응이 가능했다"면서 "그런데 커브를 제대로 장착하자 더 혼란스러워졌다. 확실한 무기가 생긴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스포츠1팀 2022.07.08 14:11
프로야구

[이형석 리플레이] 9점 차 등판에도 "감사하다"…38세 방출 투수의 야구 인생 2막

지난 5월 13일 서울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KIA 타이거즈의 경기. 벤치에 앉아있던 팀 내 최고참 투수에게 등판 준비 지시가 떨어졌다. 소속팀 LG가 1-10으로 뒤져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그는 9회 초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사실상 필승조를 아끼기 위해 투입된 것. 베테랑 투수는 실망한 기색 없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임무를 다했다. 경기 후 라커룸에서 쉬고 있는 그에게 경헌호 투수 코치와 김광삼 불펜 투수 코치가 다가와 "쉬어야 하는데 등판시켜서 미안하다"고 했다. 패배가 거의 확실한 상황에서 그를 올린 건 예우를 다하지 않은 거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자 베테랑 투수는 오히려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LG 김진성(37)은 "어렵게 얻은 기회다. 마운드에서 어깨를 풀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며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진성은 방출의 설움을 세 번이나 경험했다. 2004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입단한 뒤 1군 무대를 밟지 못하고 2006년 방출됐다. 2010년 넥센 히어로즈(키움 히어로즈)에 육성 선수로 입단했지만, 역시 1군 데뷔를 하지 못한 채 짐을 쌌다. 김진성은 2011년 입단 테스트를 거쳐 신생팀 NC 다이노스에 입단, 서른 살부터 빛을 보기 시작했다. 그는 2013년 1군 데뷔 후 이듬해 25세이브를 거두며 뒷문을 지켰다. 2015년부터 3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를 올렸고, 2017년에는 중간 계투로 10승 고지까지 밟았다. 지난해 42경기에서 2승 4패 1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7.17의 부진 속에 세 번째 방출을 경험했다. 30대 후반 나이에 실직한 가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김진성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9개 구단 단장이나 감독, 코치, 스카우트에게 직접 연락했다. 김진성은 "다들 '너 정도 커리어(470경기 32승 32패 67홀드 34세이브 평균자책점 4.57)라면 영입하겠다고 연락하는 팀이 있을 테니 기다리라'고 하셨다. 하지만 난 마냥 기다릴 수 없었다. 연락이 닿지 않으면 장문의 문자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때 차명석 LG 단장이 손을 내밀었다. LG는 지난해 불펜 평균자책점 1위 팀이다. 마무리 고우석, 셋업맨 정우영이 뛴다. 신예 이정용과 좌완 김대유까지 탄탄하다. 김진성의 시작은 추격조였다. 요즘 그는 승부처에서 자주 등판한다. 지난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 1-1로 맞선 6회 초 선발 김윤식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기록했다. 타선이 6회 말 결승점을 뽑으면서 시즌 3승째를 달성했다. 3일 롯데전에서는 1-0으로 앞선 6회 등판해 1이닝을 삼자범퇴로 처리 시즌 6홀드를 기록했다. 3일 기준으로 35경기(평균자책점 3.71)에 등판했을 만큼 마당쇠 역할을 하고 있다. 팀의 리드 여부, 점수 차에 관계 없이 기분 좋게 마운드에 오른다. 그는 "NC 불펜의 주축일 땐 이런 상황에서 내가 등판할 때가 아닌지 생각하곤 했다. LG에선 전혀 그러지 않는다. 이번 방출을 통해 밑바닥까지 떨어져 봤다. 생각이 긍정적으로 많이 바뀌었다"라고 했다. 이어 "어떤 상황에서 등판하든 자존심이 상한 적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류지현 LG 감독은 시즌 초반 "김진성 덕에 마운드를 아꼈다"고 하거나 "(점수 차가 큰 상황에서 내보내) 미안하다"는 말을 자주 했다. 그러나 요즘 들어 "중요한 상황에서 그를 투입했다"는 말을 더 많이 한다. 팬들 역시 김진성에게 고마움을 표현한다. 역대 48번째 500경기 출장을 달성한 김진성은 지난달 22일 팬들로부터 생애 처음으로 '커피차' 선물을 받았다. 한쪽에는 "(김)진성 선수 LG에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성)공적인 영입이에요"라는 삼행시가 적혀 있었다. 김진성은 "LG에선 야구만 잘하면 엄청나게 사랑받는 것 같다"면서 "'성공적 영입'이라는 평가는 조심스럽다. 팀 성적이 잘 나와야 그런 평가가 가능하다"고 겸손해했다. 김진성은 2020년 NC에서 뛸 때 한국시리즈 사상 최초로 6경기 연속 등판을 기록했다.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총 6과 3분의 2이닝을 던지면서 무실점, 3홀드를 기록했다. 1994년 이후 정상에 오르지 못한 LG 역시 한국시리즈 우승이 목표다. LG에서 야구 인생 2막을 연 그는 "LG에 입단할 때 '잘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직은 그 약속을 지키고 있는 것 같지 않다"면서 "팀이 한국시리즈에 오르면 온몸을 다해 던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스포츠1팀 2022.07.05 06:00
프로야구

[이형석 리플레이] 청대 4번타자→잠실구장 지배 "14년 만에 타격 욕심이 생겼다"

2008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18세 이하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한국은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SSG 랜더스) 등이 나선 2006년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우승했다. 당시 성영훈(2009년 두산 베어스 1차지명)이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가운데, 고교 4대 유격수로 평가받던 오지환(LG 트윈스)과 허경민(두산 베어스), 안치홍(롯데 자이언츠), 김상수(삼성 라이온즈)의 활약에도 이목이 쏠렸다. 당시 청소년 대표팀의 4번 타자가 바로 오지환이었다. 그는 결승타 2개를 포함해, 타율 .375 6타점 8득점으로 대표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LG는 2009년 1차지명으로 입단한 오지환이 '대형 유격수'로 성장하길 희망했다. 오지환이 '공격 본능'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14일 기준으로 올 시즌 61경기에서 타율 0.250 10홈런 35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홈런이다. KT 위즈 박병호(17개)가 홈런 부문에서 독주하는 가운데, 김현수(LG)·오재일(삼성·이상 11개) 등 공동 2위(총 5명)에 올라 있다. 쟁쟁한 홈런 타자 틈바구니에서 오지환은 공동 7위다. 2위 그룹과 불과 1개 차이다. 서울 잠실구장에서 그의 활약이 특히 돋보인다. 올 시즌 10개 구단 선수 중 잠실구장에서 가장 많은 7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LG와 두산 선수 중 잠실구장에서 장타율이 0.457로 가장 높다. 두 번째가 두산 4번 타자 김재환(잠실구장 6홈런·장타율 0.438)이다. 오지환은 KBO리그에서 보기 드문 '홈런 치는 유격수'다. 어느 포지션보다 유격수는 수비가 훨씬 중요하다. 내·외야를 통틀어 처리하는 타구가 가장 많다. 수비 범위도 넓어 체력 소비가 크다. 오지환도 "항상 첫째는 수비라고 여겼다. 방망이는 덤이라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청소년대표팀 4번 타자를 맡을 만큼 '한방'을 갖춘 오지환은 늘 장타 욕심이 있었다. 그는 "1군 선수는 모두 수비력이 뒷받침되기 마련이다. 내가 1군에서 살아남으려면 장타력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절실했다"고 말했다. 오지환은 지난해까지 6차례나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돌파했다. 2016년에는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유격수로는 최초로 한 시즌 20홈런을 달성했다. 올 시즌은 가장 빠른 페이스로 홈런을 추가하고 있다. 오지환이 국내에서 가장 큰 잠실구장이 아닌 다른 구장을 홈으로 사용했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홈런을 쳤을 것이다. 바뀐 자리가 오지환의 공격 본능을 깨웠다. 오지환은 최근까지 2번 또는 하위 타순에 배치됐다. 하지만 LG가 지난겨울 4년 총액 60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박해민을 영입해 2번 타자 고민을 해결했다. 오지환은 5번으로 상향 배치됐다. 오지환은 "5번 타자로 들어서면서 동기부여가 됐다. 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중심 타선에 포진하려면 장타력이 필요하지 않나"라며 "동료들이 앞에서 잘해주니, 난 뒤에서 장타를 치면서 해결하는 역할을 하기로 했다. 좋은 동료들 덕분에 홈런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부터 주장까지 맡아 책임감이 커졌다. 선수단을 잘 이끄는 최고의 방법은 뛰어는 성과를 내닌 것이다. 그는 "팀에 영향력이 큰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오지환은 올 시즌 결승타 9개로 부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1-0으로 앞선 3회 말 3타점 2루타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그가 홈런을 때린 10경기 가운데 LG는 7경기를 이겼다. 그는 "예전에는 3안타를 쳐도 다음날에 다시 못 치는 날이 많았다. 타격에서 '퐁당퐁당'이 심했다"며 "올 시즌은 확실히 다르다. 상승세가 이어진다"고 반겼다. 김현수가 건넨 방망이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오지환은 평소 무게 860~870g, 길이 33.5인치 배트를 썼는데 김현수가 건넨 것은 880~890g, 34인치다. 더 무겁고 더 길다. 그는 "웨이트 트레이닝 효과도 작용한다. 단순히 방망이 무게만 늘어나면 지칠 수 있어서 체력 훈련에 더 신경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지환은 "입단 14년 만에 처음으로 타격 욕심이 생겼다"고 말한다. 스포츠1팀 2022.06.15 09:36
스포츠일반

첫날부터 석연찮은 판정, 쇼트트랙 중국 경계령 재차 확인

우려했던 것처럼 쇼트트랙 경기 첫날부터 개최국 중국에 유리한 판정이 나왔다. '중국 경계령'을 해제하기 어렵다. 중국은 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2000m 혼성계주 결승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 금메달을 따냈다. 이번 대회 중국이 따낸 첫 금메달이다. 또한 이번 올림픽에서 처음 도입된 혼성계주에서 초대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찜찜함을 남긴 장면도 있었다. 앞서 열린 준결승에서 혼성계주 세계랭킹 1위 중국은 예상 밖으로 헝가리와 미국에 이어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 상황에서는 결승에 진출하지 못할 거였다. 안상미 MBC 해설위원은 비디오판독이 이뤄지는 중간에 "중국의 결승 진출을 기대할 수 없다. (중국이) 3위로 뒤처진 상황에서 일어난 접촉이라 어드밴스를 받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주심의 비디오 판독으로 결과는 뒤집혔다. 2위로 통과한 미국이 중국 선수의 터치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페널티를 받고 탈락했다. 비디오 판독이 주관적 판단이 작용하는 영역이나, 중국의 손을 들어준 건 확실하다. 결국 석연찮은 판정 속에 결승행 티켓을 거머쥔 중국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판정 시비기 벌어질 수 있는 상황에 대해 김선태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은 "판정은 심판이 하는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한국은 국제대회에서 중국의 교묘한 '반칙'에 고전했다.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김동성은 중국 리자준의 반칙 플레이에 넘어져 탈락했다. 어이없는 파울에도 심판진이 판정을 유지하면서 관중의 야유까지 쏟아졌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 여자 1500m 결승에서 진선유-최은경에 이어 3위로 통과한 변천사에게 중국 왕멍을 밀쳤다는 석연치 않은 판정이 내려졌다. 결국은 왕멍이 동메달을 가져갔다. 이로 인해 한국은 1500m 메달 싹쓸이를 놓쳤는다. 리플레이 화면으로는 정반대로 왕멍이 반칙을 했다. 이번 올림픽에도 출전한 판커신은 2014 소치, 2018 평창 올림픽에서 '나쁜 손'을 사용해 우리 대표팀의 질주를 가로막으려 했다. 여기에다 이번 대회가 자국에서 열려 중국의 홈 텃세를 더욱 경계하고 있다. 중국은 쇼트트랙 메달 전력강화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4년 전 평창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을 이끈 김선태 감독과 올림픽에서 메달 8개(금메달 6개, 동메달 2개)를 딴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을 코치로 영입했다. 남자 대표팀 곽윤기는 "선수들이 중국을 많이 의식한다. 중국의 홈 텃세는 지난해 10월 1차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때 이미 경험했다. '바람만 스쳐도 실격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눌 정도로 판정에 대해 예민하다"며 "'우리에게 계속 (안 좋은) 판정을 주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중국의 반칙이나 판정 시비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실력으로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 7일 오후 열리는 여자 500m와 남자 1000m 경기에 남녀 에이스 황대헌과 최민정이 각각 8강에 진출했다. 이준서와 박장혁도 남자 1000m에서 8강에 올랐다. 이형석 기자 2022.02.06 14:19
야구

[이형석의 리플레이] "공 던져볼래?" 입원 중이던 나균안의 야구 인생을 바꾼 전화 한 통

롯데 투수 나균안(23). 2020년 3월 그는 나종덕이었다. 포지션은 포수였다. 손목 수술 후 병원에 입원 중이던 그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그리고 그의 야구 인생을 확 바꿔 놓았다. 당시 나균안은 호주에서 한창이던 스프링캠프 연습 도중 타석에서 스윙하다 왼 팔목에 이상을 느꼈다. 현지 병원 진단 결과 왼 팔목 유구골(갈고리뼈) 골절 진단을 받았다. 청천벽력같은 소식. 2년 동안 안방에서 고생했고, 트레이드를 통해 경쟁자 지성준(현 지시완)까지 합류한 터라 절치부심하며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균안은 할 수 없이 캠프에서 중도 귀국해 수술대에 올랐다. 병원 입원 중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발신인은 롯데 성민규 단장. 성 단장은 대뜸 "공 한번 던져볼래?"라고 제안했다. 본격적인 투수 전향을 의도한 건 아니었다. 재활 기간 배트를 휘두를 수 없으니 기분전환 겸 가볍게 공을 던져보라는 것이었다. 나종덕은 흔쾌히 답했다. "네." 사실 '포수 나종덕'은 마음고생이 컸다. 2017년 롯데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입단했다. 1·2차 지명을 통틀어 포수로는 가장 높은 순번이었다. 2018년 강민호가 삼성과 FA(자유계약선수) 계약으로 팀을 떠나면서, 롯데 안방은 무주공산이나 마찬가지였다. 프로 2년 차 나균안이 대체 1순위였다. 2018년에도, 2019년에도 롯데 포수 중 가장 많이 마스크를 썼다. 하지만 주전으로 완벽하게 도약하지 못했다. 타격(2018~19년, 210경기 타율 0.124)도 약했지만, 포수로서 안정감이 떨어져서다. 단지 혼자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2019년 롯데가 기록한 폭투는 103개. 리그 평균 59개를 훌쩍 넘겼다. 투수 영향도 있었으나, 롯데 포수진의 기본기 부족이 지적됐다. 팀 성적도 2017년 정규시즌 3위에서 2018년 7위, 2019년 꼴찌로 곤두박질치면서 포수진을 향한 따가운 시선은 계속됐다. 나균안을 괴롭힌 건 외부의 시선과 비난이 아니다. 자신에게 큰 실망감 때문이다. 그는 "내가 '왜 이것 밖에 안 되지' '원래 이런 선수가 아니었는데'라며 자책했다. 그래도 유망주 포수로 입단했는데 제대로 된 모습을 한 번도 보여주지 못하고 구단과 팬에 정말 미안했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대한민국 최고의 포수(강민호)가 있었던 자리가 엄청나게 크더라. '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임했는데, 쉽지 않고 힘들었다. 그걸 이겨내지 못했다. 내가 부족했다. 인정한다"라고 돌아봤다.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면서도 투수 전향을 확정짓지 않고, 미련이 남은 포수로 더 뛰기로 했다. 성민규 단장이 기억하는 비하인드 스토리는 이렇다. "처음부터 나균안의 투수 전환을 고려했다. 공을 던지는 모습이나 어깨를 보면 투수 자질이 엿보였다. 하지만 포수로 성장 중인 선수에게 함부로 이를 제의할 수 없었다. 계속 찬스를 엿봤다. 캠프에서 부상으로 재활 기간을 갖게 돼 '빌드업을 할 겸 (마운드에서) 공을 한 번 던져보는 게 어떻겠냐'고 물었다. 하지만 재활 기간 막바지 나균안은 포수로 더 뛰고 싶어 했다. 실제 퓨처스리그에 포수로 뛰며 홈런도 쳤다. 가장 중요한 게 선수 의견이고, 현장도 무시할 수 없었다. 설득 과정이 필요해 보였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 뒤 다시 물었다." 나균안이 성 단장에게 답했다. "포수로서 자신감보다 마운드에서 자신감이 더 큽니다. 투수로 전환하겠습니다." 성민규 단장의 깜짝 제안은 나균안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중학교 때 마운드에 오른 적은 꽤 있었지만, 고교 시절에는 전혀 없었다. 그는 2020년 6월 투수 전향과 함께 나종덕에서 나균안으로 개명하고, 퓨처스리그에서 착실히 선발 수업을 진행했다. 지난해 2군 15경기에 등판해 65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3.29로 합격점을 받았다. 올 시즌에는 선발 투수로 투구 이닝을 늘려가며 호투했다. 2021년 5월 2일, 나균안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투수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사흘 뒤인 5일 홈 사직 KIA전에 등판해 본격적인 새 출발을 알렸다. 첫 이닝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내야 땅볼로 처리, 깔끔하게 출발했다. 그는 "장내에 내 이름이 소개됐고, 팬들의 박수와 환호성이 들렸고 몸 속에서 아드레날린이 올라왔다"라고 회상했다. 5월 15일 KT전에선 5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으나, 불펜진의 난조로 첫 승 기회를 놓쳤다. 이어 1일 고척 키움전에서 6⅔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롯데의 6연패 탈출을 이끈 이는 투수 전향 1년도 채 안 되는 그였다. 1~2군을 통틀어 개인 한 경기 최다이닝, 최다 투구 수(95개)를 기록했다. 나균안은 "교체 후 마운드를 내려오는데 팬들의 환호에 소름이 돋았다. '내가 잘 던졌구나'라며 뒤돌아볼 수 있었다"라고 흡족해했다. 나균안은 투수 전향이 1년도 되지 않았으나 6가지 구종을 던진다. 직구와 투심,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체인지업까지 구사한다. 1일 키움전 7회말 1사 1루에서 서건창을 포크볼 3개로 3구 삼진을 잡아낸 장면이 압권이었다. 여기에 제구력까지 갖췄다. 올 시즌 1~2군에서 총 34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은 9개에 그쳤고, 탈삼진은 26개를 기록하고 있다. 팬들은 나균안과 '컨트롤의 마법사' 그레그 매덕스의 이름을 결합해 벌써 그를 '나덕스'라고 부른다. 그는 "'나덕스'라는 별명은 처음 들어본다"며 쑥스러워했다. 하지만 팬들은 물론 동료들도 마운드를 내려온 그에게 "우리 팀 1선발 같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가족의 존재는 그에게 힘이 된다. 나균안은 "투수 전환 때 부모님이 굉장히 아쉬워하셨다. 부모님 생각이 나 갑자기 울컥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김예은 씨와 결혼한 나균안은 "내가 힘들고 방황할 때 아내가 힘이 되어줬다. 장인어른-장모님도 마찬가지다. 덕분에 내가 (야구를) 잘하는 것 같다"라고 고마워했다. 또한 성민규 단장은 "은인"이라고 표현했다. 나균안은 구단, 팬들에게 약속했다. "이제는 포수 유망주가 아닌 투수 유망주입니다. 투수로 도움이 되겠습니다." 고척=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ongang.co.kr 2021.06.03 05:31
야구

데뷔 첫 패…직구에 발목 잡힌 김광현, 직접 밝힌 개선점과 아쉬움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이 직구 제구에 발목이 잡혔다. 김광현은 1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전에 선발 등판해 3⅓이닝 2피안타 3볼넷 4실점을 기록했다. 자책점은 1점. 지난해부터 13경기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온 김광현은 빅리그 데뷔 후 14번째 경기에서 첫 패전(시즌 1승)을 당했다. 김광현의 평균자책점은 2.74에서 2.73으로 조금 내려갔다. 3회까지 단 1안타만 내준 김광현은 4회 야수 실책과 안타 1개, 볼넷 3개로 무너졌다. 결국 2-0으로 앞선 4회 2-2 동점을 허용한 뒤 1사 만루에서 강판당했다. 문제는 직구 제구였다. 4회 투구 수 22개 중 스트라이크는 고작 8개(36%)에 불과했다. 특히 직구 스트라이크 비율은 27%(11개 중 3개)에 그쳤다. 이날 전체적으로 스트라이크 비율이 50%(52%)를 겨우 넘겼는데 직구 스트라이크 비율은 이보다 훨씬 낮은 40%(35개 중 14개)였다. 직구 최고 시속도 147㎞에 그쳤다. 김광현도 경기 후 "요즘 볼넷이 많아지고 있다"라며 "다음에 언제 등판할지 모르지만, 밸런스를 좀 더 잡아서 직구 제구를 개선해야 할 것 같다"라고 인정했다. 직구 제구가 잡히지 않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 등의 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다만 볼 판정에 대해 아쉬움도 갖고 있었다. 김광현은 "중간에 볼 판정이 좀 아쉬웠다. 스트라이크라 생각한 공이 볼 판정을 받으면서 심리적으로 흔들린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리플레이 화면으로 다시 확인해보겠지만, 그 상황에서만큼은 스트라이크 콜이 좀 아쉬워서 흔들리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4회 볼넷 과정을 두고 한 말이다. 김광현은 "연속 타자 밀어내기 볼넷을 줬기 때문에 감독 입장에서는 무조건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내가 감독이어도 바꿨을 것 같다"라며 "앞으로 적은 투구 수로 이닝을 빨리 끝내는 투구를 해야 한다. 이제 (빅리그) 첫 패를 기록했다. 앞으로 이길 날이 더 많으리라 생각하며 즐기면서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형석 기자 2021.05.17 16:59
야구

[이형석의 리플레이] 추신수에게 빠른 공은 가장 좋은 먹잇감이다

추신수(39·SSG)에게 빠른 공은, 좋은 먹잇감이다. 추신수는 지난 12일 사직 롯데전에서 1회 솔로 홈런을 쳤다. 그가 받아친 공은 롯데 선발 앤더슨 프랑코의 강속구였다. 그것도 시속 157㎞의 빠른 직구를 받아쳐 만든 홈런이다. 몸쪽 약간 낮은 코스에 들어온 직구에 과감하게 배트를 돌렸고, 타구는 시원하게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5m, 타구 속도 161.5㎞, 발사각은 25.6도였다. 지난 5일 NC전부터 11일 롯데전까지 6경기 동안 안타가 없어 2할 타율 붕괴 위협 직전까지 몰렸던 추신수는 이 홈런으로 슬럼프 탈출을 알렸다. 추신수가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 들어오자 동료들은 '이 공이 딱 맞네"라고 했다. 동료들의 이 한 마디는 그가 빠른 공에 얼마나 강한지 의미한다. 추신수도 경기 뒤 "미국에서도 항상 빠른 공에 자신 있었다"라고 했다.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활약한 2008년부터 2020년까지 그는 시즌 전체 타율보다 빠른 공을 공략해 올린 타율이 훨씬 높았다.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이 기간 추신수는 타율 0.275를 기록했다. 반면 패스트볼 계열(포심, 투심, 컷패스트볼, 싱커) 타율은 0.316으로 훨씬 높았다. 전체 홈런의 73%도 패스트볼을 공략해 뽑았다. 변화구에 대한 약점이 있었지만, 강속구에 대한 대처로 이를 만회했다. 메이저리그(MLB)에서 살아남으려면 빠른 공 대처가 중요하다. 강정호는 빠른 공을 잘 공략했고, 빅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김하성(샌디에이고)은 그렇지 못하다. 16년간의 메이저리그 생활을 접고 KBO리그에 입성한 추신수는 시즌 초반 예상과 달리 고전하고 있다. 2주간의 자가격리를 포함한 훈련량 부족도 원인으로 손꼽히나, KBO의 적응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MLB와 KBO리그는 '속도 차'가 있다. 2020년 기준으로 KBO리그 투수들의 패스트볼 평균 속도는 시속 142.4㎞(스포츠투아이 기준), MLB는 시속 149.8㎞(스탯캐스트 기준)였다. 20년 동안 미국에서 상대한 빠른 공과 구속 차이가 컸다. 추신수는 빠른공 공략으로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 추신수의 5호(삼성 김윤수, 149㎞ 직구), 6호(두산 곽빈, 145㎞ 직구), 7호(롯데 프랑코, 157㎞) 홈런은 상대 투수의 직구를 받아쳐 넘긴 것이다. 그의 홈런이 낮게 빠르게 담장을 넘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추신수는 12일 홈런에 대해 "최근 내 타격감이 좋지 않아 상대가 직구 승부를 걸어올 것으로 여겼다"라고 말했다. 강속구 투수가 각광받는 것도 그만큼 타자와의 승부에서 빠른 공으로 내세워 윽박지르거나 타이밍을 뺏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강속구가 몸쪽으로 향하면 움찔하거나 놀라는 타자도 있다. 추신수는 KBO리그에서도 빠른 공에 강점을 보여주고 있다. 스포츠투아이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추신수는 시속 145㎞ 이상 패스트볼에 타율 0.346을 기록하고 있다. 총 26타수 9안타로 표본은 많지 않다. 하지만 145㎞ 미만 패스트볼에 대한 타율 0.244보다 훨씬 높다. 장타율은 시속 150㎞ 이상 패스트볼을 상대로 0.833으로 가장 높고, 145㎞~149.9㎞에서 0.700을 기록하고 있다. 145㎞ 미만 패스트볼에는 장타율이 0.317로 시즌 평균(0.421)보다 훨씬 낮다. 추신수는 현재 KBO리그에 빠른 공을 가장 잘 공략하는 타자다. 부산=이형석 기자 2021.05.15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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